내 작업에서 경계는 특별한 장소에만 존재하지 않는다. 산책길의 육교, 산 능선, 문 앞, 물의 표면처럼 평범한 장소에서 문득 안과 밖, 두려움과 용기, 어둠과 빛의 경계를 느낀다.
2025년 암 진단과 수술을 겪은 뒤, 이전까지 바라보기만 했던 내면의 깊은 곳으로 실제로 내려가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. 그 시기에 화면에 강렬한 주황색 선이 나타났다.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웠지만 그 색을 그리는 동안 이상하게 용기가 생겼다.
회복 과정에서 산을 걷기 시작했고, 정상에서 만난 여명과 노을의 주황빛은 오래 찾고 있던 어떤 감각처럼 다가왔다.